증평의 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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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평군 산천

증평군 산천

좌구산(座龜山)

좌구산[해발 657.4m]은 증평군 산 중에서 최고봉(最高峰)이다. 이 산은 증평군,청원군,괴산군 등 3개 군의 경계를 이루고 있다. 좌구산은 증평군의 동쪽과 북쪽을 에워싼 까막산 줄기[칠보산,보강산,백마산,종지붕,두타산]의 거봉(巨峰)이다.

이 산과 관련된 기록은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여지도서(輿地圖書)』,『대동지지(大東地志)』,『충청도읍지(忠靑道邑誌)』,『호서읍지(湖西邑誌)』에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좌구산재현남십리(坐龜山在縣南十里)”. 즉 “좌구산은 청안현 남쪽 10리에 있다.”라는 뜻이다.이 산의 정상에서 서쪽 방향으로 뻗어 내린 산줄기인 망월산(望月山, 해발 459m, 일명 望塔峰)에서 올려다보면 산의 모형이 거북이처럼 생겼다고 하여 ‘앉을 좌(坐)’, ‘거북 구(龜)’자를 써서 좌구산(座龜山)이라고도 부른다. 또한 ‘개 구(狗)’자를 써서 좌구산(座拘山)이라고도 한다. 이것과 관련하여 조선 광해군(光海君)때 정3품인 병조참지(兵曹參知)를 지냈던 김치(金緻: 1577~1625, 충무공 진주목사 김시민의 양아들)와 관련된 이야기가 전해온다. 점술(占術)과 천문(天文)에 능한 김치는 광해군의 학정이 날로 심해질 즈음 신변의 위협을 느껴 자신의 관상을 보니 이듬해인 인조반정의 해[1623년]에 죽게 되는지라 관직을 사직하고 좌구산 밑의 율리에서 은둔 생활을 했다. 이때 김치는 한양의 심기원,최명길 등과 내통하여 인조반정을 밀의했다고 한다.

어느 날 김치에게 심기원이 찾아와 능양군[인조]의 사주와 반정을 일으킬 일자를 점쳐달라고 했다. 이에 김치는 ‘물치폭포’에 가서 목욕재계하고 점을 쳐보니 능양군이 임금 될 괘인지라, 반정 일자를 천파일(天跛日)로 정하여 주고 반정 밀담을 나눈 뒤 일행들과 함께 깊은 잠에 빠졌다. 이때에 한 밤중에도 동편 좌구산에서 개가 세 번이나 크게 짖어대므로 잠에서 깨어 누가 염탐하러 온 것을 알고 그곳을 즉시 피하여 무사했다고 한다.

그 후 김치는 이 산을 ‘거북 구(龜)’자 좌구산(座龜山)이 아니라 개가 짖음으로 사람을 구하고 나라의 큰일을 성공할 수 있게 하여 준 명산(名山)이니 ‘개 구(狗)’자를 쓴 좌구산(座拘山)이라고 부르도록 했다고 한다.